모르는 사람에게서 텔레그램 음성통화가 걸려 와요. 무심코 ‘받기’를 눌렀는데, 30초쯤 지나자 화면이 홈으로 튕기고 앱 아이콘이 우르르 쏟아집니다. 보안 스타트업 네뷰섹(NebuSec)이 10월 29일(현지시각) 공개한 시연 영상의 장면이에요. 안드로이드용 텔레그램의 통화 코드에 있던 결함 때문인데, 공격자에게 필요한 건 평범한 텔레그램 계정 하나뿐이었다고 해요.
다행히 이 결함은 9월 말 나온 12.10.4 버전에서 이미 고쳐졌어요. 그래서 오늘 할 일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내 텔레그램 버전을 확인하고, 모르는 사람의 통화를 막아 두는 거예요. 이 글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전화를 받기만 해도’ 위험할 수 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3분이면 끝나는 점검법까지 차근차근 풀어볼게요.

한눈에 보는 이번 사건
| 항목 | 내용 |
|---|---|
| 대상 | 안드로이드용 텔레그램 앱 (일대일 음성통화) |
| 영향 버전 | 8.6.2 ~ 12.10.3 (2022년 3월 ~ 2026년 9월 배포분) |
| 수정 버전 | 12.10.4 (9월 24일 배포) |
| 공격 조건 | 공격자가 전화를 걸고, 피해자가 받아야 함 |
| 공개 | 네뷰섹, 10월 29일 (시연 영상 공개, 기술 보고서는 아직 없음) |
| CVE 번호 | 10월 29일 기준 없음 |
| 실제 악용 | 네뷰섹은 실제 공격 사례를 보지 못했다고 밝힘 |
| 텔레그램 입장 | 8월에 이미 보고받아 고쳤고, 받은 보고에는 코드 실행까지 이어지는 실제 공격 연쇄가 없었다는 입장 |
‘전화를 받기만 해도’ 위험하다는 게 무슨 뜻일까요?
우리가 아는 해킹은 보통 이상한 링크를 누르거나, 출처 모를 앱을 설치하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하게 만드는 식이에요. 그런데 이번 결함은 그런 ‘실수’가 거의 필요 없어요. 통화를 연결하는 순간, 두 휴대폰의 텔레그램 앱이 자동으로 주고받는 작은 메시지가 공격 통로가 되기 때문이에요.
보안 업계에서는 이런 걸 원격 코드 실행(RCE)이라고 불러요. 멀리 있는 공격자가 내 기기에서 자기가 원하는 프로그램 조각을 돌릴 수 있다는 뜻이에요. 비유하자면 택배 상자를 받았을 뿐인데, 상자 안에 숨어 있던 사람이 집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셈이에요.
| 공격 방식 | 내가 해야 하는 ‘실수’ | 예시 |
|---|---|---|
| 피싱 링크 | 링크 클릭 + 정보 입력 | “택배 주소 확인” 문자 |
| 악성 앱 | 출처 모를 앱 설치 | “청첩장.apk” 파일 |
| 원클릭 공격 | 링크나 파일 한 번 열기 | 메신저로 온 이상한 문서 |
| 이번 텔레그램 결함 | 걸려 온 통화를 받기만 | 모르는 계정의 음성통화 |
| 제로클릭 공격 | 아무것도 안 해도 됨 | 메시지 수신만으로 감염 |
표에서 보듯 이번 결함은 ‘받기’ 한 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완전한 제로클릭보다는 한 단계 덜 위험해요. 하지만 전화를 받는 건 누구나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평범한 행동이라, 경계심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는 게 무서운 점이에요.
결함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상태 메시지’의 빈칸
텔레그램으로 통화하는 동안, 두 앱은 서로에게 짧은 안내 쪽지를 계속 보내요. “지금 마이크 꺼졌어요”, “카메라 켰어요”, “화면을 90도 돌렸어요” 같은 내용이에요. 이 쪽지의 이름이 MediaState예요.
보안 매체 더해커뉴스가 공개된 12.10.3 소스코드를 직접 살펴보니, 쪽지를 읽는 코드에 실수가 있었어요. 쪽지에 ‘화면 회전’ 값이 있는지는 확인해 놓고, 정작 값은 옆 칸인 ‘카메라 상태’에서 꺼내 읽었던 거예요. 공격자가 회전 값만 넣고 카메라 상태 칸을 비워서 보내면, 앱은 존재하지 않는 칸을 읽으려다 엉뚱한 메모리를 건드리게 돼요.

| 단계 | 정상 통화 | 공격 통화 |
|---|---|---|
| 1. 쪽지 도착 | 마이크·카메라·회전 값이 모두 있음 | 회전 값만 있고 카메라 상태 칸은 비어 있음 |
| 2. 코드의 확인 | “회전 값 있네, 숫자 맞네” | 똑같이 “회전 값 있네” 하고 통과 |
| 3. 값 꺼내기 | (잘못된 칸이지만) 카메라 상태 값이 있어서 우연히 문제없음 | 없는 카메라 칸을 읽음 → 정해지지 않은 동작 |
| 4. 결과 | 통화 정상 | 앱이 멈추거나, 공격자가 노린 메모리 조작의 발판 |
이 실수를 고친 수정은 놀랍게도 두 파일에서 네 줄씩이었어요. 읽는 칸의 이름 하나를 올바른 것으로 바꾼 거예요. 코드 한 줄의 작은 착각이 4년 넘게 남아 있었다는 점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에요. C++ 같은 언어에서는 없는 데이터를 읽으려 할 때 프로그램이 무엇을 할지 정해져 있지 않아서, 숙련된 공격자에겐 그 틈이 기회가 돼요.
결함 하나로 휴대폰 전체가 넘어가는 건 아니에요
네뷰섹 공동창업자 에텐 저우(Eten Zou) CEO는 더해커뉴스에 이 결함을 다른 결함 두 개와 엮어야 휴대폰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집에 들어가려면 대문, 현관문, 안방 금고를 차례로 열어야 하는 것과 비슷해요.
| 연쇄 단계 | 필요한 결함 | 비유 | 얻는 것 |
|---|---|---|---|
| 1단계 | 이번 통화 메시지 결함 | 대문 틈 | 텔레그램 앱 안에서 코드 실행 |
| 2단계 | 정보 유출 결함 | 현관 비밀번호 엿보기 | 앱 밖(안드로이드)으로 탈출 |
| 3단계 | 안드로이드 루트 권한 공격 | 안방 금고 열쇠 | 메시지·마이크·카메라까지 전체 장악 |
즉 이번에 공개된 건 그 연쇄의 첫 번째 고리예요. 다만 첫 고리가 ‘전화 받기’ 하나로 열린다는 건, 국가 지원 해커나 스파이웨어 업체처럼 나머지 고리를 갖춘 공격자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입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같은 수정이 플랫폼마다 늦게 도착했어요
텔레그램의 안드로이드, iOS, 데스크톱 앱은 통화 기능을 위해 tgcalls라는 공용 라이브러리를 함께 써요. 그런데 같은 수정이 앱마다 도착한 시점이 달랐어요.

| 시점 | 어디에 | 버전 | 메모 |
|---|---|---|---|
| 2026년 4월 21일 | 공용 통화 라이브러리 tgcalls | – | ‘카메라 회전 수정(Fix camera rotation)’이라는 이름으로 반영 |
| 2026년 5월 | iOS 앱 소스 | 12.7 | 수정 포함 |
| 2026년 7월 | 데스크톱 앱 소스 | 7.0.1 | 수정 포함 |
| 2026년 8월 | 텔레그램 | – | 텔레그램은 이때 이미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 |
| 2026년 9월 24일 | 안드로이드 앱 | 12.10.4 | 수정 포함 (약 5개월 늦음) |
| 2026년 9월 26일 | 네뷰섹 → 텔레그램 | – | 12.10.4 배포 뒤에 보고 |
| 2026년 10월 29일 | 네뷰섹 | – | 시연 영상과 함께 공개 |
수정 이름이 ‘카메라 회전 수정’처럼 평범하게 붙어 있으면, 보안 문제라는 걸 알아채기 어려워요. 그러면 이 라이브러리를 가져다 쓰는 다른 앱이나 플랫폼은 업데이트를 서두를 이유를 못 느끼죠. 이번처럼 한쪽 앱만 몇 달 늦게 고쳐지는 틈이 생기는 이유예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들도 꼭 알아 두세요
이번 사건은 무섭게 들리지만, 확인된 것과 아닌 것을 나눠서 보는 게 중요해요. 시연 영상은 인상적이지만, 영상에는 피해자 휴대폰의 텔레그램·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오지 않고, 기술 보고서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어요.
| 구분 | 내용 |
|---|---|
| 확인됨 | 12.10.3 소스코드에 설명과 맞는 결함이 있었음 (더해커뉴스 직접 확인) |
| 확인됨 | 12.10.4에서 올바른 칸을 읽도록 수정됨 |
| 네뷰섹 주장 | ARM64 휴대폰의 일대일 통화에서 코드 실행까지 성공 |
| 미확인 | 나머지 두 결함이 무엇인지, 공격 연쇄 전체가 재현되는지 |
| 미확인 | iOS·데스크톱의 예전 버전도 악용 가능했는지, 그룹 통화도 해당되는지 |
| 미확인 | 실제 공격에 쓰인 적이 있는지 |
| 반론 | 텔레그램은 받은 보고에 실제 코드 실행 연쇄가 없었다는 입장, CVE·버그 포상금도 없었음 |
그러니 “텔레그램 쓰면 무조건 해킹당한다”는 건 과장이에요. 반대로 “코드 실행까지는 증명 안 됐으니 괜찮다”도 정답은 아니에요. 메모리를 잘못 읽는 결함은 그 자체로 위험 신호이고, 고치는 방법은 업데이트 하나로 아주 쉽거든요.
AI가 찾아낸 결함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네뷰섹은 이 결함을 오픈AI의 GPT-5.4 모델로 돌아가는 자사 코드 보안 제품이 찾았다고 밝혔어요. 이 회사는 7월에도 파이어폭스 결함에서 시작해 안드로이드 17 기기의 커널까지 닿는 공격 연쇄를 공개한 적이 있어요. AI가 방대한 코드를 훑으며 ‘확인한 칸과 읽는 칸이 다르다’ 같은 작은 착각을 찾아내는 시대가 된 거예요.
| 관점 | 좋은 점 | 걱정되는 점 |
|---|---|---|
| 방어하는 쪽 | 사람이 놓친 오래된 결함을 빨리 찾아 고칠 수 있음 | 찾은 결함이 많아져 패치 속도가 못 따라갈 수 있음 |
| 공격하는 쪽 | – | 같은 도구로 공개된 수정 내역을 분석해 아직 안 고친 앱을 노릴 수 있음 |
| 일반 이용자 | 앱이 더 안전해질 가능성 | ‘업데이트 미루기’의 위험이 점점 커짐 |
마지막 줄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예요. 수정 내역이 공개 저장소에 올라가는 순간, 공격자도 그걸 읽을 수 있어요. 업데이트를 미루는 기간이 곧 위험한 기간이 되는 셈이에요.
오늘 밤 텔레그램 3분 점검

| 순서 | 할 일 | 어디서 | 확인 포인트 |
|---|---|---|---|
| 1 | 버전 확인 | 텔레그램 → 설정 화면 맨 아래 | 12.10.4 이상인지 (더 높은 13.x 버전이면 OK) |
| 2 | 업데이트 | 구글 플레이 스토어 → 텔레그램 → 업데이트 | ‘업데이트’ 버튼이 보이면 바로 누르기 |
| 3 | 통화 허용 범위 줄이기 | 설정 → 개인정보 및 보안 → 전화 | ‘내 연락처’ 또는 ‘아무도’로 설정 |
| 4 | 모르는 통화 거절 | 통화 수신 화면 | 모르는 계정의 통화는 받지 말고 거절 |
| 5 | 가족 휴대폰도 함께 | 부모님·자녀 휴대폰 | 자동 업데이트가 꺼져 있는 경우가 많음 |
네뷰섹은 공격이 ‘전화를 받아야’ 성립하기 때문에, 통화 허용 범위를 ‘아무도’로 바꾸거나 통화를 거절하면 막힌다고 설명했어요. 업데이트를 바로 못 하는 상황이라면 3번만이라도 먼저 해 두세요.
상황별로 이렇게 하면 돼요
| 내 상황 | 추천 행동 |
|---|---|
| 아이폰이나 PC로만 텔레그램을 씀 | 이번 확인 대상은 아니지만, 앱을 최신으로 유지하기 |
| 안드로이드, 버전이 12.10.4 이상 | 이번 결함은 해당 없음. 통화 허용 범위만 점검 |
| 안드로이드, 버전이 12.10.3 이하 | 지금 바로 업데이트, 그 전까지 통화 ‘아무도’ |
| 업데이트가 안 되는 오래된 휴대폰 | 통화 기능을 ‘아무도’로 막고, 기기 교체 고려 |
| 최근 모르는 텔레그램 통화를 받은 뒤 휴대폰이 이상함 | 앱 업데이트, 중요한 계정 비밀번호 변경, 이상이 계속되면 백업 후 초기화 검토 |
| 회사에서 텔레그램을 업무에 씀 | 보안 담당자에게 사내 기기 버전 일괄 점검 요청 |
이번 일에서 기억할 세 가지
첫째, ‘받기’ 같은 평범한 행동도 공격 입구가 될 수 있어요. 모르는 계정의 통화는 받지 않는 습관이 생각보다 큰 방패가 돼요.
둘째, 같은 앱이라도 플랫폼마다 수정이 도착하는 시점이 달라요. 아이폰은 고쳐졌는데 안드로이드는 몇 달 뒤에 고쳐지는 일이 실제로 있었어요.
셋째, 확인된 것과 주장을 나눠서 보세요. 이번엔 시연 영상만 있고 기술 보고서와 CVE 번호는 아직 없어요. 그래도 대응은 업데이트와 통화 제한, 이 두 가지면 충분하니 겁먹을 필요는 없어요. 오늘 밤 3분만 투자해서 내 휴대폰과 가족 휴대폰의 텔레그램 버전을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