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4곳은 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낸다? 영업이익률 ‘4년 만에 최고’인데 중소기업은 ‘역대 최저’… 한은 2025 기업경영분석으로 배우는 회사 성적표 읽는 법(이자보상비율·부채비율)을 초보도 쉽게
점심 먹으면서 뉴스 보다가 “작년 기업 이익률 4년 만에 최고”라는 제목과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기업 역대 최고”라는 제목을 동시에 보셨다면, 헷갈리실 만해요. 회사들이 돈을 잘 벌었다는 건지, 힘들다는 건지 말이죠. 둘 다 어제(10월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연간 기업경영분석’에서 나온 같은 통계 속 이야기예요.
이 통계는 우리나라 비금융 영리법인 98만 2,767곳의 1년치 재무제표를 모아 만든, 말하자면 ‘대한민국 회사들의 단체 성적표’예요. 오늘은 이 성적표를 ① 성장성 ② 수익성 ③ 안정성, 그리고 화제가 된 ④ 이자보상비율까지 네 과목으로 나눠 읽어 보고, 직장인·구직자·주식 투자자가 내 회사, 내 종목의 성적표를 직접 읽는 법까지 정리해 볼게요. 「테크부터 경제, 생활까지. 복잡한 소식을 쉽게 풀어봅니다.」
2025년 이자비용이 있는 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기업 비중은 42.9%로 2009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
평균 성적은 좋아졌지만, 반도체·조선 같은 ‘잘하는 반’이 끌어올린 평균이라 아래쪽은 여전히 힘들어요
먼저, ‘기업경영분석’은 어떤 통계인가요?
기업경영분석은 한국은행이 국세청 법인세 신고 자료에 첨부된 재무제표를 모아 해마다 만드는 통계예요. 상장사 몇백 곳이 아니라 작은 법인까지 거의 전부를 담기 때문에, “우리나라 회사들이 전체적으로 어땠나”를 보는 데 가장 넓은 창문 같은 자료죠.
조사 대상은 제조업 18만 7,804곳과 비제조업 79만 4,963곳이에요. 지난 6월 10일 나온 ‘속보’는 외부감사 대상 3만 4,456곳만 본 것이라 이번 결과와는 대상이 달라요. 해설을 담은 책자는 12월 중 전자책으로 나올 예정이에요. 매출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금융비용부담률)은 2023년 1.8%, 2024년 1.9%, 2025년 1.8%로 큰 변화가 없었어요.
과목
무엇을 보나
대표 지표
쉽게 말하면
성장성
회사가 커지고 있나
매출액증가율, 총자산증가율
작년보다 얼마나 더 팔았나
수익성
남는 장사를 했나
매출액영업이익률, 세전순이익률
100원어치 팔아 몇 원 남겼나
안정성
빚이 감당할 만한가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내 돈 대비 남의 돈이 얼마나 되나
이자 감당력
이자를 벌어서 낼 수 있나
이자보상비율
영업으로 번 돈이 이자의 몇 배인가
전체 성적표: 매출은 덜 늘고, 이익과 빚은 좋아졌어요
지표(전산업)
2023년
2024년
2025년
한 줄 해석
매출액증가율
-1.5%
3.7%
2.4%
덜 늘었어요(성장 둔화)
총자산증가율
6.3%
7.0%
7.1%
덩치는 소폭 더 커졌어요
매출액영업이익률
3.5%
4.6%
5.2%
100원 팔아 5.2원 남김, 4년 만에 최고
매출액세전순이익률
3.8%
4.3%
5.2%
세금 내기 전 최종 이익도 개선
부채비율
120.8%
119.9%
116.2%
빚 부담이 가벼워졌어요
차입금의존도
31.4%
31.0%
30.4%
빌린 돈 비중도 줄었어요
“매출 증가율이 떨어졌으니 나빠진 거 아냐?” 한국은행은 2023년 매출이 -1.5%로 뒷걸음질한 뒤 2024년에 크게 반등(3.7%)한 기저효과가 컸다고 설명했어요. 키가 확 큰 다음 해엔 덜 크는 것처럼, 한 해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성장성: 누가 덜 팔았나
구분
2024년 → 2025년 매출액증가율
이유
제조업
4.6% → 2.4%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 값이 내려간 영향
└ 코크스·석유정제품
1.4% → -7.6%
기름값이 내려가면 같은 양을 팔아도 매출이 줄어요
비제조업
2.9% → 2.3%
운수·창고와 건설업 중심으로 둔화
└ 운수·창고
11.6% → 2.6%
해상운임 하락으로 운송수입 증가세 둔화
└ 건설업
-2.8% → -7.6%
건설 경기 부진으로 2년 연속 매출 감소
대기업
3.4% → 2.0%
—
중소기업
4.1% → 3.0%
—
수익성: 반도체·조선이 반 평균을 끌어올렸어요
이번 성적표의 주인공은 반도체와 조선이에요. 반도체가 들어 있는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영업이익률은 8.3%에서 14.0%로, 조선·기타운수는 6.4%에서 11.6%로 뛰었어요. 고부가가치 반도체 판매가 늘고, 값비싼 선박 매출이 본격적으로 잡힌 덕분이죠.
매출액영업이익률: 대기업 5.6%→6.7%(2021년 이후 최고), 중소기업 3.0%→2.8%(2009년 집계 이래 최저)
매출 100원당
2024년
2025년
변화
매출원가(만드는 데 든 돈)
76.4원
75.3원
-1.1원 → 이익에 플러스
판매관리비(월급·임대료·광고비 등)
19.0원
19.5원
+0.5원 → 이익에 마이너스
영업이익(본업으로 남긴 돈)
4.6원
5.2원
원가가 더 크게 줄어 이익 개선
영업외손익(이자·환율 등)
-0.3원
0.0원
본업 밖 손실이 사라짐
매출액영업이익률 읽는 법: “100원어치 팔아서 본업으로 몇 원 남겼나”예요. 2025년 우리나라 회사들은 평균 5.2원, 대기업은 6.7원, 중소기업은 2.8원을 남긴 셈이에요. 같은 100원을 팔아도 남는 돈이 두 배 넘게 차이 나는 거죠.
화제의 숫자: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42.9%”
이자보상비율은 회사가 본업으로 번 돈(영업이익)이 갚아야 할 이자의 몇 배인지 보여 줘요. 100%면 번 돈과 이자가 딱 같고, 100% 미만이면 1년 동안 장사해서 번 돈으로 이자도 다 못 낸다는 뜻이에요. 0% 미만이면 아예 영업에서 적자를 본 거고요.
이자보상비율 = 영업이익 ÷ 이자비용. 100% 미만이면 번 돈보다 이자가 크고, 0% 미만이면 영업 적자. 전체 평균은 292.7%로 개선
이자보상비율
뜻
예시(가상의 회사)
500% 이상
이자의 5배 이상을 벌어요 — 여유 있음
영업이익 5억, 이자 1억
100~300%
이자를 내고도 남지만 금리가 오르면 빠듯해질 수 있어요
영업이익 2억, 이자 1억
100% 미만
번 돈 < 이자, 모자란 만큼 빚을 더 내거나 모아 둔 돈을 써야 해요
영업이익 8천만, 이자 1억
0% 미만
영업 자체가 적자
영업손실 2천만, 이자 1억
구간별 기업 수 비중
2023년
2024년
2025년
100% 미만
42.3%
42.8%
42.9% (역대 최고)
└ 그중 0% 미만(영업적자)
33.7%
33.9%
34.4%
100~300% 미만
20.0%
20.8%
20.7%
300~500% 미만
7.2%
7.0%
6.9%
500% 이상
30.5%
29.4%
29.5%
계산 대상(이자비용 있는 기업)
47만 4,307곳
47만 7,379곳
47만 7,810곳
단순 계산해 보면(비중 × 대상 기업 수)
대략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42.9% × 47만 7,810곳)
약 20만 5천 곳
그중 영업적자 0% 미만 (34.4% × 47만 7,810곳)
약 16만 4천 곳
500% 이상 여유 있는 곳 (29.5% × 47만 7,810곳)
약 14만 1천 곳
참고
한국은행이 직접 발표한 기업 수가 아니라, 공개된 비중과 대상 기업 수로 어림 계산한 값이에요
평균은 좋아졌는데, 왜 ‘이자 못 내는 회사’는 늘었을까?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2023년 191.1% → 2024년 244.1% → 2025년 292.7%로 쑥쑥 올랐어요. 그런데도 100% 미만 기업 비중이 최고라는 건, 평균과 분포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반에서 몇몇 학생이 만점을 받으면 반 평균은 확 오르지만, 낙제 학생 수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 수 있는 것과 같아요.
구분
전체 평균(금액 기준)
기업 수 기준 분포
계산 방식
전체 영업이익 ÷ 전체 이자비용
회사 하나하나의 비율을 구해 몇 %가 어느 구간인지 셈
누구 영향이 큰가
돈을 많이 번 큰 회사
대기업이든 작은 법인이든 한 곳 = 한 표
2025년 결과
244.1% → 292.7% (개선)
100% 미만 42.8% → 42.9% (최고)
읽는 법
“나라 전체 기업은 이자를 감당할 힘이 커졌다”
“그래도 열 곳 중 네 곳은 본업으로 이자를 못 낸다”
안정성: 빚 부담은 대기업·중소기업 모두 가벼워졌어요
구분
부채비율 2024 → 2025
차입금의존도 2024 → 2025
전산업
119.9% → 116.2%
31.0% → 30.4%
제조업
75.8% → 74.4%
22.3% → 22.0%
비제조업
162.6% → 155.9%
36.7% → 35.8%
대기업
101.5% → 99.6%
25.4% → 25.1%
중소기업
162.7% → 155.2%
41.1% → 40.0%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쉽게: 부채비율 116%는 “내 돈(자본) 100원에 남의 돈(부채) 116원”이라는 뜻이에요. 차입금의존도 30.4%는 회사 전체 자산 중 은행 대출·회사채처럼 이자를 내야 하는 빚이 30.4%라는 뜻이고요. 중소기업은 빚 비율이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대기업보다 훨씬 높아요.
한국은행은 어떻게 해석했나 — 그리고 우리가 덧붙여 볼 점
한국은행 설명
덧붙여 생각해 볼 점
매출 둔화는 2023년 역성장 뒤 2024년 반등의 기저효과가 컸어요
건설(-7.6%)처럼 2년 연속 매출이 줄어든 업종은 기저효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요
100% 미만 비중은 이자비용이 없는 기업을 빼고 계산해요. 전체가 나빠졌다기보다 이자 부담이 있는 기업 중 비중이 소폭 늘어난 것
소폭이라도 2년 연속(42.3 → 42.8 → 42.9%) 올라 최고치를 갈아치웠어요
수익성 개선이 대기업 쪽 업종에 몰렸을 뿐, 올해는 중소기업도 개선되고 있어 양극화 심화로 보진 않는다
올해 2분기(외부감사 대상 4,260곳) 영업이익률은 중소기업 5.0% → 5.3%, 대기업 5.1% → 19.1%로 격차는 여전히 커요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빼고 계산해도 성장성·수익성·안정성 방향은 같다
방향은 같아도 개선 폭은 두 회사를 포함할 때 더 크게 보일 수 있어요
오늘 기준금리 동결과 연결해 보면
마침 오늘(10월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어요(위원 7명 만장일치). 7·8월 두 차례 올린 효과를 점검하면서도, 앞으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죠. 이자보상비율이 100% 언저리인 회사들에게 금리는 곧 생존 문제예요. 이번 기업경영분석은 2025년 성적이라 올해 인상 효과는 아직 담겨 있지 않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금리가 오르면
이자보상비율에 생기는 일
누가 더 민감한가
이자비용 ↑
분모가 커져 비율이 내려가요
빚 비중이 큰 회사(중소기업 차입금의존도 40.0%)
영업이익이 그대로라면
100% 근처 회사가 100% 아래로 밀려날 수 있어요
이익률이 낮은 업종·회사
영업이익도 같이 늘면
비율이 버틸 수 있어요
반도체·조선처럼 이익이 크게 늘어난 업종
나와는 무슨 상관? 상황별 활용법
이런 분이라면
이렇게 활용해 보세요
취업·이직을 준비하는 분
관심 회사의 감사보고서·사업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찾아 영업이익 ÷ 이자비용을 직접 계산해 보세요. 몇 년째 100% 아래라면 연봉 외에 회사의 버틸 힘도 물어볼 만해요
주식에 투자하는 분
업종 평균만 보지 말고 내 종목의 이자보상비율·부채비율을 함께 보세요. 평균이 좋아도 아래쪽 42.9%에 속한 회사는 금리 변화에 크게 흔들릴 수 있어요
거래처가 있는 자영업·소상공인
대금을 받아야 하는 거래처가 오랫동안 영업적자라면 결제 조건(선금·짧은 결제 기간)을 미리 챙겨 두는 게 좋아요
회사를 운영하는 분
우리 회사 이자보상비율을 먼저 계산해 보고, 100% 근처라면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미리 그려 보세요
그냥 뉴스가 궁금한 분
“평균은 개선, 분포는 악화”처럼 평균과 분포를 따로 보는 습관만 들여도 경제 뉴스가 훨씬 덜 헷갈려요
회사 성적표 5분 읽기
어디를 보나
눈여겨볼 기준(참고용)
1. 매출이 늘고 있나
손익계산서 ‘매출액’ 3년치
업종 평균(2025년 전산업 2.4%)과 비교
2. 남는 장사인가
영업이익 ÷ 매출액
전산업 5.2%, 중소기업 2.8%와 비교
3. 이자를 벌어서 내나
영업이익 ÷ 이자비용
100% 미만이 몇 년째인지 확인
4. 빚이 많은가
부채 ÷ 자본
전산업 116.2%, 업종별 차이가 커요
5. 빌린 돈 의존도
차입금 ÷ 총자산
전산업 30.4%
오늘의 한 줄 정리
기억할 것
한 줄
성장성
매출증가율 3.7% → 2.4%, 기저효과가 컸어요
수익성
영업이익률 5.2%, 4년 만에 최고 — 반도체·조선 덕분
온도 차
대기업 6.7% vs 중소기업 2.8%(역대 최저)
이자보상비율
평균 292.7%로 개선, 하지만 100% 미만 기업 42.9%로 역대 최고
안정성
부채비율 116.2%로 2019년 이후 최저
오늘 할 일
관심 회사 하나 골라 영업이익 ÷ 이자비용 계산해 보기
“기업 실적이 좋다”는 말과 “기업이 힘들다”는 말이 동시에 맞을 수 있다는 것, 오늘 성적표의 핵심이에요. 평균을 끌어올린 건 일부 대형 업종이고, 기업 열 곳 중 네 곳은 여전히 본업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죠. 오늘 금리가 동결됐지만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내 회사·내 종목·내 거래처의 이자 감당력을 한 번쯤 계산해 보시길 권해요. 투자나 이직 같은 결정은 이 통계 하나만으로 하지 말고, 개별 회사의 최신 공시와 상황을 함께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