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닮은 AI와 영상통화를? ‘특이점’ 커즈와일의 AI 분신 ‘라이’로 본 AI 복제본이 만들어지는 5단계와 ‘또 다른 나’ 논쟁, 일상에서 챙길 4가지를 초보도 쉽게

세상을 떠난 뒤에도 가족이 내 목소리로, 내 말투로, 내 생각을 담아 대화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공상과학 영화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 이걸 직접 해 보고 있는 사람이 있어요. ‘특이점이 온다’로 유명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78)이에요.

미국 IT 매체 더 인포메이션은 10월 27일(현지 시각) 커즈와일과 그의 AI 복제본 ‘라이(RAI)’를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전했어요. 국내에서도 AI타임스·매일경제 등이 28~29일 잇따라 소개했고요. 라이는 커즈와일을 닮은 3D 모습으로 화면에 나타나, 그와 비슷한 목소리와 억양으로 질문에 답해요.

오늘은 ① 라이가 정확히 무엇인지, ② 어떤 재료와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 ③ ‘AI 분신은 나와 같은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쉽게 풀어 보고, ④ 우리 생활에서 비슷한 기술을 만날 때 챙길 4가지까지 초보 눈높이로 정리해 볼게요.

실제 사람의 기록으로 얼굴·목소리·기억을 갖춘 AI 분신을 만들어 영상통화하듯 대화하는 모습(개념도)
실제 사람의 기록으로 얼굴·목소리·기억을 갖춘 AI 분신을 만들어 영상통화하듯 대화하는 모습(개념도)
한 줄 요약
레이 커즈와일이 캘리포니아 스타트업 프락시스 AI(Praxis AI)와 함께 자신의 AI 복제본 ‘라이’를 만들었어요. 저서 11권과 영상·팟캐스트·기사 등을 바탕으로 구글의 대규모 언어모델(LLM) 위에 그의 지식과 말투를 입혔고, 대화를 기억하며, 화상통화처럼 3D 얼굴과 목소리로 답해요. 지금은 가족·친구 약 200명이 시험 중이고, 일반 공개도 계획하고 있어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한눈에 보기

항목 내용
누가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78) + 스타트업 프락시스 AI
무엇을 커즈와일의 AI 복제본(디지털 트윈) ‘라이(RAI)’
첫 공개 2026년 7월, 스위스 제네바 유엔 ‘AI 포 굿 글로벌 서밋’(약 2,500명 앞에서 시연)
이번 소식 10월 27일(현지 시각) 더 인포메이션 인터뷰 보도
기반 기술 구글의 대규모 언어모델(LLM)
학습 재료 저서 11권, 영상·영화·팟캐스트, 그를 다룬 수백 편의 기사
쓰는 방법 컴퓨터·스마트폰 웹 브라우저에서 접속, 음성으로 묻고 음성으로 답을 들음
지금 쓰는 사람 가족·친구 등 약 200명(시험 이용)
앞으로 생전 일반 공개, 직접 응하기 어려운 인터뷰·팟캐스트 대리 출연 검토(공개 시점은 미정)

먼저 알아 두면 쉬운 말 4가지

용어 쉬운 뜻
디지털 트윈(AI 분신) 실제 사람이나 물건을 본떠 컴퓨터 안에 만든 ‘쌍둥이’. 여기서는 한 사람의 지식·말투를 흉내 내는 AI
대규모 언어모델(LLM) 엄청난 양의 글을 학습해 사람처럼 문장을 만들어 내는 AI의 ‘엔진’. 챗GPT·제미나이·클로드가 모두 이런 방식
특이점(Singularity) 커즈와일이 말한, 인간과 기계의 지능이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합쳐지는 시점. 그는 2045년을 예측했어요
그리프봇(griefbot) 세상을 떠난 사람을 흉내 내는 추모용 챗봇을 부르는 말. ‘애도(grief)’와 ‘봇’을 합친 표현이에요

레이 커즈와일은 어떤 사람인가요?

AI 이야기를 자주 접하셨다면 이름을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거예요. 커즈와일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독서 기계 등을 발명한 발명가이자, 2005년 베스트셀러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의 저자예요. 이 책에서 2029년에는 컴퓨터가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고, 2045년에는 인간과 기계의 지능이 합쳐지는 ‘특이점’이 온다고 예측했죠. AI타임스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5년까지 구글에서 AI 연구에도 참여했어요.

사실 고인을 AI로 되살리는 일은 그에게 오래된 관심사였어요.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커즈와일은 1970년 세상을 떠난 아버지 프레더릭의 기록을 보관해 오다, 딸 에이미와 함께 문서 약 600건으로 ‘프레드봇(Fredbot)’이라는 챗봇을 만든 적이 있어요. 다만 아버지의 영상이나 목소리 자료가 없었고, 말을 알아듣는 능력에도 한계가 있었죠. 라이는 그 아쉬움을 자기 자신에게서 먼저 풀어 본 셈이에요.

구분 프레드봇(아버지) 라이(본인)
재료 남아 있던 문서 약 600건 저서 11권·영상·영화·팟캐스트·수백 편의 기사
얼굴·목소리 자료가 없어 재현 못 함 3D 모습 + 비슷한 목소리·억양
대화 능력 말을 알아듣는 데 한계 최신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대화 기억
새 정보 없음 승인한 출처(펍메드·구글 스칼라 등)에서 확인

라이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5단계로 이해하기

AI 분신 ‘라이’가 만들어지는 5단계: 기록 모으기, 구글 LLM, 승인 출처 검색, 대화 기억, 3D 얼굴·목소리
AI 분신 ‘라이’가 만들어지는 5단계: 기록 모으기, 구글 LLM, 승인 출처 검색, 대화 기억, 3D 얼굴·목소리

핵심부터 말하면, 라이는 커즈와일의 뇌를 복사한 것이 아니에요. 이미 있는 AI 엔진 위에, 그가 남긴 방대한 기록을 입혀 ‘그처럼 말하는’ 별개의 AI를 만든 거예요. 보도 내용을 다섯 단계로 나눠 보면 이렇게 돼요.

단계 무엇을 하나요 쉬운 비유
① 기록 모으기 저서 11권, 영상·영화·팟캐스트, 그를 다룬 수백 편의 기사 한 사람에 대한 ‘두꺼운 자서전 묶음’ 만들기
② AI 엔진 얹기 구글의 대규모 언어모델을 바탕으로 그의 지식과 사고방식을 재현 말 잘하는 배우에게 대본 묶음을 통째로 외우게 하기
③ 믿을 출처만 찾게 하기 의학 논문 데이터베이스 펍메드(PubMed), 구글 스칼라 등 커즈와일이 승인한 자료에서 새 연구를 확인 ‘이 도서관에서만 찾아봐’라고 정해 주기
④ 대화 기억하기 사람들과 나눈 대화에서 새 정보를 배우고 기억으로 저장해, 기존 생각과 연결해 답함 대화 노트를 계속 쌓아 가는 비서
⑤ 얼굴·목소리 입히기 3D 모습이 우주 느낌의 배경 앞에 나타나 그와 비슷한 목소리·억양으로 대답 영상통화처럼 마주 보고 말하기

③번이 꽤 중요한 포인트예요. AI는 그럴듯한 거짓말(이른바 ‘환각’)을 하기 쉬운데, 인터넷 아무 곳이나 뒤지게 하지 않고 본인이 믿을 만하다고 고른 출처에서만 새 정보를 찾게 해서 그 위험을 줄이려 한 거예요. 다만 더 인포메이션은 라이가 말을 시작하기 전에는 얼굴 표정 변화가 거의 없어 실제 사람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어요. 또 구체적인 기억 저장 구조나 학습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어요.

숫자로 보는 라이
저서 11권 학습 · 7월 첫 시연 관객 약 2,500명 · 시험 이용자 약 200명 · 프락시스 AI가 지금까지 만든 비슷한 AI 복제본 약 3,000개(더 인포메이션 보도 기준)

그럼 라이는 ‘또 다른 커즈와일’일까요?

같은 기록에서 출발해도 사람과 AI 분신은 각자 다른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은 서로 자동으로 전달되지 않아요
같은 기록에서 출발해도 사람과 AI 분신은 각자 다른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은 서로 자동으로 전달되지 않아요

이번 소식이 가장 많은 질문을 던지는 부분이에요. AI타임스가 짚었듯, 라이는 의식을 컴퓨터로 옮긴 게 아니라 기록으로 만든 ‘디지털 트윈’에 가까워요. 그래서 둘은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 다른 경험을 쌓게 돼요.

상황 실제 커즈와일 AI 라이
누군가 라이에게 새 연구를 알려 주고 토론했다면 그 대화를 직접 겪지 않았어요 대화를 기억하고 다음 답변에 활용해요
커즈와일이 새 사람을 만나 생각이 바뀌었다면 생각이 바뀌어요 자동으로 전달되지 않아요
동시에 두 곳에서 한 곳에만 있을 수 있어요 여러 사람과 동시에 대화할 수 있어요
세상을 떠난 뒤 — 계속 존재하며 새 대화를 쌓을 수 있어요

비유하자면 ‘같은 날 같은 사진으로 시작한 두 권의 일기장’이에요. 처음 몇 쪽은 똑같지만, 하루하루 다른 내용이 적히면서 점점 다른 책이 되는 거죠. 그래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I 분신이 남긴 말을 그 사람의 말로 봐도 되는가”, “고인을 닮은 챗봇이 가족의 애도에 도움이 될까, 오히려 이별을 어렵게 할까” 같은 논쟁이 함께 나오고 있어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야기

한국에서도 2020년 MBC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 세상을 떠난 딸을 가상현실(VR)로 다시 만나는 어머니의 모습이 큰 화제가 됐었죠. 그때는 영상과 가상공간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대화하고 기억까지 하는 AI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셈이에요. 기술이 쉬워질수록 이런 서비스는 더 가까워질 거예요.

AI 분신, 어디에 쓰일 수 있을까요?

쓰임 예시 생각해 볼 점
유명인·전문가의 지식 나누기 커즈와일이 직접 못 가는 인터뷰·팟캐스트를 라이가 대신(검토 중) AI의 답을 본인 의견으로 받아들여도 될지
팬·학생과의 질의응답 책 내용에 대해 저자 분신에게 묻기 틀린 답을 했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
가족의 기억 남기기 할머니 이야기·요리법을 목소리와 함께 남기기 본인 동의와 가족 모두의 마음
업무 인수인계 퇴직하는 선배의 노하우를 담은 사내 AI 회사 자료 보안, 본인 동의 범위

일상에서 만날 때 챙길 4가지

AI 분신 시대에 챙길 4가지: 동의, 출처, 목소리 사기 대비, 내 기록 정리
AI 분신 시대에 챙길 4가지: 동의, 출처, 목소리 사기 대비, 내 기록 정리

라이 같은 본격적인 AI 분신은 아직 일반인이 쓰기 어렵지만, 목소리를 흉내 내는 AI나 특정 인물처럼 말하는 챗봇은 이미 흔해요. 그래서 만드는 쪽이든 만나는 쪽이든 아래 네 가지는 지금부터 알아 두면 좋아요.

확인할 것 왜 중요할까 이렇게 해요
① 동의 본인이나 가족의 허락 없이 얼굴·목소리를 흉내 내면 초상권·개인정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고인의 경우 가족끼리 충분히 이야기하고, 서비스 약관도 확인
② 출처 무엇을 배워서 답하는지 모르면 ‘그 사람이 한 말’인지 ‘AI가 지어낸 말’인지 구분이 안 돼요 학습 자료와 검색 범위를 공개하는 서비스인지 보기
③ 목소리 사기 몇 초 분량의 목소리만으로도 흉내 내는 AI가 있어, 가족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악용될 수 있어요 가족끼리만 아는 ‘확인 질문’이나 암호를 정해 두고, 돈 이야기는 끊고 직접 다시 전화
④ 내 기록 AI 분신의 재료는 결국 내가 남긴 글·사진·영상이에요 공개 SNS에 올린 목소리·영상을 한 번 점검하고, 남기고 싶은 기록은 따로 정리
초보 팁: 작게 체험해 보기
라이 같은 3D 분신까지는 아니어도, 챗GPT의 맞춤형 GPT나 제미나이의 젬(Gems)처럼 지침과 자료를 넣어 나만의 챗봇을 만드는 기능으로 ‘내가 쓴 글투로 답하는 비서’를 작게 만들어 볼 수 있어요. 이때도 주민번호·계좌·가족 연락처 같은 민감한 정보는 넣지 마세요.

자주 묻는 질문

질문 답
저도 라이와 대화할 수 있나요? 아직은 아니에요. 지금은 가족·친구 약 200명만 시험 이용 중이고, 일반 공개는 계획만 밝혔을 뿐 시점은 나오지 않았어요.
라이는 생각하거나 느끼나요? 보도에 따르면 라이는 기록을 바탕으로 말투와 생각을 흉내 내는 AI예요. AI가 의식을 가질 수 있는지는 아직 학계에서도 논쟁 중이에요.
한국어로 대화되나요? 보도에는 지원 언어에 대한 안내가 없었어요.
고인을 닮은 챗봇을 만들어도 되나요? 기술적으로 가능한 서비스들이 있지만, 가족의 동의와 마음이 먼저예요. 서비스가 고인의 자료를 어떻게 보관·활용하는지 약관도 꼭 확인하세요.
AI 목소리 사기는 어떻게 구별하나요? 목소리만으로는 구별이 점점 어려워져요. 급하게 돈을 요구하면 일단 끊고, 알고 있는 번호로 직접 다시 걸어 확인하는 게 가장 확실해요.

정리하며

라이는 “AI가 나를 대신할 수 있을까?”라는 오래된 질문을 아주 구체적인 모습으로 보여 준 사례예요. 기술적으로는 기존 AI 엔진 + 한 사람의 기록 + 믿을 출처 + 대화 기억 + 얼굴과 목소리의 조합이고, 마법 같은 ‘의식 복사’는 아니에요. 그래서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죠. 기록만 충분하다면 머지않아 누구나 비슷한 것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오늘 저녁 가족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다면, 우리 가족만 아는 ‘확인 질문’ 하나를 정해 보세요. AI 분신 시대에 가장 쉽고 확실한 첫 준비가 될 거예요.